
『롤리타』는 분명 부도덕한 이야기이나 열정적인 사랑에 대한 비장한 고백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그것은 독자들에게 이야기를 전하는 주인공이 자신의 사랑을 시적으로 재형상화하는 데 성공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부도덕한 사랑’과 ‘시적 재형상화’라는 결합은 험버트 험버트라는 주인공의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한 소녀를 향한 이 인물의 병적 열정이 비록 편집적이며 도착적이기는 하지만, 그는 유려한 필치를 통해 우리를 매혹하며 연민을 자아내는데 실제로 성공을 거두고 있다. 비록 일차적이나마 화자-주인공의 이런 승리는 그의 창조자인 작가가 달성한 탁월한 예술적 성취를 말해 준다. 『롤리타』는 블라디미르 나보코프가 영어로 집필한 세 번째 작품이었고, 그 후로도 더욱 발전될 새로운 문학 실험의 신호탄이었다. 『『롤리타』 바로 읽기』는 이제 그 창조자에 대한 논의로부터 시작하는 것이 순서인 듯하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러시아어과 졸업 후 미국 캔사스 대학교 슬라브어문학과에서 문학박사 학위(Ph. D)를 취득하였으며, 서울대학교 노어노문학과(1986-1999)교수를 거쳐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서울대학교 러시아 연구소 소장, 한국슬라브학회 회장, 한국노어노문학회 회장을 역임하였으며, ??러시아형식주의??(공저)와 도스토예프스키에 대한 연구들 외에도 다수의 19ㆍ20세기 러시아 문학 논문들을 발표하였다. 현재 도스토예프스키 문학세계에 대한 고유한 한국적 관점 정립 노력과 함께 영문학과 러시아 문학으로 나누어진 블라지미르 나보코프의 작품세계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