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은 예술적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는 중·동부유럽 영화를 다루고 있다. 폴란드, 루마니아, 불가리아, 체코, 헝가리, 구(舊) 유고슬라비아에서 현재까지 상영된 영화들 가운데 총 27편이 엄선되어 소개되며, 국가별로 간략한 영화사를 덧붙여 독자들로 하여금 중·동부유럽 영화 전반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했다. 본서는 지금까지 출판된 영화평론서와는 그 출발을 달리한다. 일반적으로 영화를 전공하거나 영화평론을 업으로 삼고 있는 필자들에 의해 소개되었던 것이 지금까지의 보편적인 영화평론서의 모습이라고 한다면, 본서의 집필자들은 중·동부유럽 각 국가들에서 현지의 어문학과 정치·역사를 전공한 학자들이며 중·동유럽 문화 전반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토대로 국내 독자들을 비교적 생소한 중·동부유럽 영화의 세계로 이끌고 있다. 중·동부유럽 국가들은 과거 미국과 소련의 냉전시대에 사회주의 국가라는 특성으로 이들의 문화에 우리가 쉽게 접근할 수 없었던 나라들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영화 곳곳에서는 당시의 사회주의 체제 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 상업성이 충만한 미국영화에 길들여져 있는 우리들에게는 왠지 따분하고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으나 감성적인 프랑스영화들이 예술성은 있지만 흥행이라는 측면에서 미국영화들에 견주지 못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중·동부유럽 영화라고해서 무조건 따분한 것은 아니다. 이 책에서 소개되고 있는 중·동부유럽영화들 가운데 비교적 최근에 제작된 영화들의 경우에는, 각종 국제영화제에서 예술성을 인정받고, 이를 기반으로 흥행을 이룬 작품들도 다수 소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본서의 출간이 지금까지 국내에 알려지지 않은 중·동부유럽 영화에 대한 관심과 더 나아가 이들 지역의 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확대될 수 있기를 바란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세르비아?크로아티아어과 교수
독일 괴팅엔 대학교 슬라브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