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은 이란의 역사와 문화 정치, 경제, 그리고 민속 등을 망라한 것이다. 이란은 구약성경에 나오는 바사 제국 즉, 페르시아 제국으로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나라들 중 하나이다. 원래 <페르시아>라고 하는 호칭은, 기원전 6세기에 동으로는 펀잡 지방에서부터 서쪽 이집트까지, 또 남쪽의 아라비아 반도의 일부로부터 흑해 북쪽 연안까지 넓게 지배하였던 아케메네스 왕조의 행정, 문화의 중심지인 파르스(Fars) 지방을 고대 그리스인들이 페르시스(Persis)라고 부른 데에서 유래한다. 당시 이 명칭이 유럽 각국의 언어 속에서 일반적으로 <페르시아>라고 불리게 되었다. 하지만, 1935년 3월 22일 팔레비 왕조(1925-79)는 <아리아인>을 의미하는 <아이리아(Ayrya)>에서 파생된 <이란>을 국명으로 정식 채택하였다. 즉 2500년 이상 지속되어온 ‘페르시아 제국’이라는 국호를 이란으로 개칭한 것은 불과 70여 년 전의 일이고,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정권을 잡은 호메이니는 이란이라는 국호를 ‘이란 이슬람 공화국’으로 바꾸어 지금까지 이슬람 신정정치를 펼치고 있다. 서남아시아에서 세계문명을 선도해온 국민들과 민족적 집단들 중에서 페르시아인들은 그들의 독특한 문화적 정체성(正體性)과 독립국가를 보존해온 유일한 민족이었다. 페르시아 제국이 7세기 아랍 민족의 침입으로 멸망하면서 페르시아인들은 자신들이 믿던 조로아스터교(배화교)에서 이슬람으로 개종하였으나, 현재 이란 민족의 국교인 시아 이슬람 이전에 천년 이상 페르시아 민족의식 세계를 지배해 왔던 조로아스터교 사상이 이란인의 민족적 특성에 끼친 영향은 간과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