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개인은 자신이 머무른 공간에 대한 기억과 추억을 몸에 새긴다. 그것은 한 동네를 오래 걸으며 받아들인 풍경들, 그러니까 거리의 간판들이거나 그 아래에서 장사를 해 온 사람들의 얼굴들이거나 내가 그 어디에서 손에 쥔 음식 같은 것이다. 그러한 문화를 감각한 사람들은 저마다 하나의 지도가 된다. 그것을 잇는 일은 개발을 멈출 수 없게 된 서울이라는 메트로폴리탄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가 존재했던 공간들, 이 책에서는 ‘이문동’으로 나타난 모두의 동네들이 단절과 상처보다는 연속과 치유로서 남아야 하기 때문이다. - 김민섭, <아무튼, 망원동> 저자. 사람이 오래 머문 공간만이 할 수 있는 말,?이 책은 바로 그것에 관한 이야기다. 이문(里門)은 조선 시대 도적을 지키던 방범초소다.?이문동이라는 이름은 그렇게 생겨났다.?서울이 된 이문동엔 공동묘지가 있었고,?연탄 공장이 있었다.?후일 이 묘지 자리엔 철거민들이 정착했고.?연탄 공장 대신 대학이 자리를 잡았다.?이문동엔 매우 흥미로운 점이 하나 있다.?이토록 다단한 변화들이 있었음에도 이문동은 변화가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그렇다면 이문동은 극성스러운 수다의 도시 서울에서 가장 말 없는 동네일지도 모른다. 방범초소처럼 오래 침묵해온 동네.?『로컬콘텐츠와 컬처매핑』은 우리에게 공간의 언어로서 시간과 이야기를 나누는 법에 대해 알려준다.?이것은 마치 잠든 용을 흔들어 깨우는 흥미진진함이랄까! - 김성신 출판평론가
한국외국어대학교 철학과/대학원 글로벌문화콘텐츠학과 교수. 프랑스 부르고뉴대학교에서 베르그송의 방법론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에서는 주로 비주얼컬처, 글로컬문화, 상상력 관련 강의를 하고 있다. 저서로는 『키워드 100으로 읽는 문화콘텐츠 입문사전』(공저), 『한국인의 일상과 문화 유전자』(공저) 등이 있으며, 논문으로 「글로컬 시대가 요구하는 지식의 새로운 지형도」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