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메리카는 1492년 10월 12일 콜럼버스가 첫 발을 내딛기 전까지는 다른 대륙들과 완벽하게 분리된 ‘지구 내의 다른 행성’이었다. 소나 말, 돼지, 양처럼 흔해빠진 동물들이 존재하지 않았으며 천연두, 홍역, 말라리아, 장티푸스, 디프테리아 등 구대륙에 창궐하던 질병들의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따라서 오랫동안 존재 자체를 몰랐던 라틴아메리카의 역사를 구석기-신석기-청동기-철기로 이어지는 서구의 문명발전단계론으로 재단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근대 이후 서구인들이 설정해 놓은 세계 인식의 독법에 의지해 라틴아메리카를 바라보고 있다. 어쩌면 ‘착시현상’일지도 모를 서구의 근대적 관점에서 하염없이 내려만 본다면 이 대륙의 올바른 모습은 이해하기 어렵다. 라틴아메리카의 ‘경이로운 현실’은 1492년 이후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라 그 뿌리가 그들 역사의 시원(始原)에 닿아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이러한 문제의식의 산물이다. 독자들이 라틴아메리카에 대한 기존의 인식을 재고해 볼 수 있다면 이 책의 일차적인 목표는 충분히 달성되었다고 믿는다. 또한 이 책은 오랫동안 대학에서 라틴아메리카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강의해 오는 필자들의 현실적 필요성에서 나왔다. 이 책이 일반 독자들뿐만 아니라 학부의 교양이나 전공과정에서 라틴아메리카 역사를 처음 접하기 시작하는 학생들에게도 유용하게 참고 될 수 있을 것이다.
신정환
1980년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에 입학하여 학·석사 과정을 마치고, 스페인 마드리드대학교(Universidad Complutense de Madrid)에서 쿠바 작가인 까브레라 인판떼(Caberera Infante)의 네오바로크 미학 연구로 문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스페인·중남미 문학 및 문화에 대해 연구하고 있으며, 특히 바로크 문학 및 예술이 주요 관심 분야이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통번역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고, 한국바로크학회와 한국비교문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전용갑
1985년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에 입학하여 학·석사 과정을 마치고, 스페인 마드리드대학교(Universidad Complutense de Madrid)에서 아르헨티나의 소설가인 아돌포 비오이 까사레스(Adonfo Bioy Casares)에 관한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통번역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스페인과 중남미의 현대소설이 주요 관심분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