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약 인도네시아 어느 한적한 시골의 도로표지판에 수라바야까지 100킬로미터 남았다는 표지가 있다면 수라바야의 어느 지점까지의 거리를 말하는 것일까? 수라바야 시청? 아니면 수라바야 기차역까지일까? 아니다. 수라바야 우체국까지의 남은 거리를 말한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인도네시아에서 그만큼 우체국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을 뜻한다. 적어도 200년 전에는...... ‘자바 우체부길’은 자바의 서쪽 끝 아냐르(Anyar)에서 동쪽 끝 빠나루깐(Panarukan)까지 1,000킬로미터에 달하는 도로를 말한다. 인도네시아를 전공하는 학자로서 오래전부터 이 우체부길에 관심이 있었고 이 우체부길이 주는 의미를 반추해보고자 했다. 나는 그 길을 따라가 보기로 하였다. 자바 우체부길을 달리면서 떠오르는, 이 길이 지나가는 지역과 연관된 스토리들은 흡사 하나의 변주곡과 같아서 그들의 식민통치 세력에 대한 저항의 이야기, 패배에 대한 회한의 절망감, 그리고 그들의 선조들이 이룩한 찬란한 문화유산에 관한 독백이었다. -머리말 중에서-
한국외국어대학교 말레이-인도네시아어과를 졸업하고 이 대학 아주지역연구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후 국립 말라야대학교에서 말레이 희곡 연구로 석사학위를 인도네시아 소설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말레이-인도네시아어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외대학보 편집인 겸 주간교수, 홍보실장, 그리고 말레이시아의 Universiti Kebangsaan Malaysia, 인도네시아의 Universitas Nasional의 파견교수, Universitas Indonesia의 방문교수, 하비비센터 선임연구원 등을 역임하였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말레이-인도네시아어과 학과장, 한국말레이- 인네시아학회 부회장, 인도네시아문화원장 직을 맡고 있다. 주요 저서 및 논문으로는 『인도네시아문학의 이해』(2004), 『중급인도네시아어강독』(2004), “쁘라무디아 소설에 나타난 자바의 문화”(2005), “아록 데데스에 나타난 역사의식”(2004), “Arus Balik: 역사와 허구”(2003)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