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도시로 읽다 한 권으로 떠나는 러시아 도시 여행!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 7월말의 페테르부르크는 백야의 흔적을 어스름히 드러내고 있다. 완전히 해가지지 않은 회색의 어두움 가운데 푸르스름한 조명으로 비추어진 고풍스런 건물들이 인상적이다. 니콜라이 고골의 단편이 보여주는 그로테스크한 환상의 세계, 표도르 도스토옙스키가 말한 기만적인 백야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마침내 도시의 중심을 흐르는 네바 강변으로 나아갔을 때, 강변을 따라 펼쳐진 기념비적 건축물들의 파노라마와 그 정점을 이루는 웅장한 겨울궁전의 풍경은 찬란했다. 그 찬란함은 강변을 따라 밝혀 놓은 가로등과 건물 외벽 곳곳을 비추는 조명들이 만들어낸 환영과 같은 것이기도 했다.
러시아연구소의 역사는 1972년 1월 13일 ‘소련 및 동구문제연구소’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나라와 공산권 국가들의 교류가 전혀 없었던 당시, 러시아연구소는 소련 및 사회주의 국가와 북한의 정기간행물을 수집하고 자료를 조사, 분석, 검토하는 국내 유일한 연구소로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였다. 이후 우리나라의 북방정책으로 소련을 비롯해 동유럽 공산권 국가들과의 국교가 수립되면서 본 연구소는 사회주의권 연구의 메카로 부상하였다. 1991년 소련이 해체되어 독립국가연합(CIS)이 탄생하자, 연구소는 러시아를 비롯해 탈소비에트 공간에서 새롭게 형성된 15개 주권국가들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을 심층적으로 고찰하는 전문연구소로 재탄생하였고, 1993년 러시아연구소로 연구소 명칭을 변경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