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슐라르의 텍스트는 연구의 대상이 아니라 공감의 파트너다. 따라서 바슐라르를 읽게 되면, 누구라도 스스로가 바슐라르가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바슐라르는 이렇게 그의 독자에게 꿈을 꾸게 하는 아주 특별한 매력을 지닌 철학자이다. 그의 글을 읽는다는 것은 곧 그와 하나가 된다는 것을 뜻하며, 따라서 독자는 금방 바슐라르로 빙의되어 그와 공저자(co-auteur)가 된 느낌을 갖게 된다. 바슐라르는 독자에게로 다가와 독자를 변화시키는 마력을 지닌 철학자이다. 이상과 같은 문제의식과 방향성을 가지고 집필된 이 책은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구성된다. 1장에서는 전체를 개괄하기 위한 출발점으로서 바슐라르를 읽는다는 것, 그리고 바슐라르와 함께 상상하고 꿈꾼다는 것의 의미를 ‘수필 형식’으로 소개해보았다. 2장은 현대문명, 특히 기술과 자본이 이끌어가는 작금의 시대를 바슐라르가 생존해 있다면 과연 어떻게 바라보았을지에 초점을 맞춘 글이다. 3장에서는 바슐라르가 중시하는 ‘일상적인 것’의 가치를 새롭게 해석하면서 그 의미를 되새겨보았다. 4장에서는 바슐라르가 의도하는 상상력의 본질이 무한(無限)-무욕(無欲)-무위(無爲)에 있다는 점을 밝혀보았다. 5장에서는 바슐라르에게 있어 ‘시란 무엇인지?’를 다루었으며 6장과 7장에서는 바슐라르의 시론을 하이데거, 마그리트와 비교하면서 시간과 공간의 의미를 음미해보았다. 8장에서는 특히 대지(大地)에 대한 그의 두 편의 저서를 시학과의 관계를 통해 분석해보았고, 9장에서는 바슐라르의 4원소론 전체를 조망하면서 상상력이 현대인의 삶을 치유하는데 어떤 가능성을 갖고 있는지 모색하는 다소 ‘도전적인’ 제안을 시도해 보았다.
박치완
한국외국어대학교 철학과/대학원 글로벌문화콘텐츠학과 교수. 프랑스 부르고뉴대학교에서 베르그송의 방법론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에서는 주로 비주얼컬처, 글로컬문화, 상상력 관련 강의를 하고 있다. 저서로는 『키워드 100으로 읽는 문화콘텐츠 입문사전』(공저), 『한국인의 일상과 문화 유전자』(공저) 등이 있으며, 논문으로 「글로컬 시대가 요구하는 지식의 새로운 지형도」 등이 있다.
김윤재
한국외국어대학교 철학과 외래교수. 한국외국어대학교 글로컬창의산업연구센터(GCIC) 전임 연구원. 한국외국어대학교 철학문화연구소 초빙연구원.한국외국어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철학과에서 「바슐라르와 푸코의 인식론에 나타난 불연속성의 모델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논문으로 「바슐라르의 ‘지적 감시’에 대한 연구」, 「모랭과 세르의 인식론에 대한 구조적 연구」, 「사이버 공간과 레비의 집단 지성에 대한 철학적 해명」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