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마니아는 남동쪽으로는 흑해와 면하고 있으며, 북서방향으로는 헝가리와 국경을 마주 보고 있고 나머지 국경은 불가리아, 세르비아, 우크라이나 등과 같은 슬라브 국가들에 둘러싸여 있어 남동유럽 및 발칸지역의 유일한 라틴계 섬이라고 일컬어지고 있다. 언어계보적인 관점에서 보면 루마니아어는 고대 로마제국의 언어였던 라틴어로부터 유래된 언어들, 즉 로망스어의 일종이다. 그러나 이 사실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이유에서 한동안 많은 논란이 됐었다. 첫째로 루마니아어가 중세 내내 자매 언어들인 여타 로망스어들과 언어적인 교류가 끊겼었다는 점이고, 둘째로는 그런 연유로 고대 루마니아어는 언어적인 공백을 메우기 위하여 주변의 비 라틴계의 언어들과의 접촉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었으며, 셋째로는 루마니아가 있는 발칸지역의 독특한 사회?문화적인 특성으로 인하여 이 지역의 언어들 간의 평준화 과정에서 이루어진 소위 발칸언어연합(Balkan linguistic union)적인 요소 등으로 말미암아 루마니아어의 로망스적인 본질이 많이 퇴색하게 됐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오늘날 루마니아어는 고대 인도?유럽어족의 한 부류인 이탤릭어군의 라틴어로부터 유래된 소위 로망스어의 일종으로서 이탈리아어나 프랑스어, 스페인어 및 포르투갈어 등과 함께 같은 어군에 속해 있으며 그중에서도 언어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이탈리아어와 더불어 동 로망스어로 분류된다는 사실이다. 이 책에서는 위와 같은 점들을 고려하여 루마니아어가 발칸지역의 토착어와 라틴어가 융화하면서 초기 발칸 로망스어 단계로부터 시작하여 고대와 중세를 거치면서 슬라브어와 터키어 및 헝가리어 등 발칸지역의 여러 언어의 영향을 받아 근?현대 루마니아어로 진화한 과정을 통시적으로 다루고 있다.